드라마 끄적끄적

[한드] 보라! 데보라 리뷰 움짤 有(유인나, 윤현민)

달다. 2023. 6. 12.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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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데보라>는 ENA채널 드라마로, 14부작이다. 유인나, 윤현민 주연이다. 

이 드라마가 종영한지가 언젠데.. 계속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서야 리뷰를 쓰고 있다.

한마디로 이 드라마를 말할 것 같으면, "윤현민의 재발견"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말이다. 

유인나의 러블리함은 뭐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사실이고, 이 드라마를 통해서 윤현민 배우를 다시 보게 되었다고나 할까. 

역시 배우는 캐릭터빨인 것인가.

윤현민 배우가 나오는 다른 드라마를 많이 봤었는데, 매력적인 배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근데, 이 드라마에서는 윤현민 배우가 돋보인다. 유인나 배우보다 더. 

이 드라마는 흔히 말하는 로맨틱 코미디다. 중간중간에 웃기는 장면도 많고, 설레는 장면도 많다. 

역시 썸타는거 지켜보는 구경꾼 입장에서는 모든지 다 재밌다. 

줄거리를 좀 설명하자면, 정반대의 연애관을 가지고 있는 연보라(유인나 역)와 이수혁(윤현민 역)이 서로 처음에는 으르렁대다가 점차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보라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연애코치로서, 연애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연애관을 가졌고,  수혁은 출판사 '진리'의 부대표이자 출판기획자로서 연애에는 진정성이 제일 중요하다는 연애관을 가졌다. 

연애를 하는 두 사람의 태도가 다르니.. 처음엔 안맞을 수밖에. 근데 둘이 서로에게 녹아드는 과정을 참 잘 쓴거 같다.

그래서 리뷰를 어떤 식으로 쓸까 고민을 많이 해봤다. 스토리를 나열하는건 아닌거 같고, 여기서는 내가 좋았던 장면 위주로 얘기를 해볼까 한다.

남친이 바람을 펴서 이별을 한 보라가 싱글파티에서 술 먹고 무대에 올라 막말을 하며 꼬장을 부리다 넘어져서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누워있을 때... 수혁이가 보라를 안고 나가는 장면이다.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디게x100 쪽팔려서 사라지고 싶은 순간이. 

이때, 보라의 심정을 담은 나래이션이 독특했다. 보통 쥐구멍에 숨고 싶다.. 라고 표현하지만 보라는 달랐다.  

나는 내 인생이 비극인줄 알았는데, 코미디였어. 누가 그냥 나를 순간이동시켜 여기서 내보내 줬으면 좋겠다.
개미보다 작게 축소시켜서 데리고 나가 줬으면 좋겠다. 

보라의 심정을 들은거처럼 짜잔~ 수혁이가 나타났다. 

이때부터였을까. 수혁이가 보라의 백마탄 왕자님이 되는 순간이.

이때부터였을까. 나에게 이 드라마가 재밌어지기 시작했던 순간이. 

 보라의 이별을 알고 있는 수혁이 위로를 건네는 장면이다.

수혁이가 무심하게 던진 "웃으라고요"라는 말에 보라는 애써 웃는 척 고개를 끄덕이는데. 

나는 이 둘의 연기가 좋았다. 

수혁이도 여친한테 차인 상황이라.. 남의 불행이 최고의 위로가 된다는 말을 주워 듣고 자기도 여친한테 차인 사실을 고백하는 이 장면.

이것도 감기 같은 거라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다 괜찮아질거라고.. 

이때부터였을까. 같은 처치니까 서로 마음의 문을 연 순간이. 

감기 같은 거라며,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는 수혁의 말을 믿었던 보라는 시간이 지나도 전혀 괜찮아지지 않았고.. 

술먹고 전남친을 찾아가 매달려 보기도 하고.. 길바닥에서 울고 있던 보라를 수혁이가 안아주는 장면이다. 

안아줘요? 프리 허그라도.. 괜찮다면?

어쩜 이리 보라가 힘든 순간마다 짜잔~ 나타나냐고 ㅎㅎ

수혁의 프리 허그를 받고 집에 돌아와 화장실에 들어간 보라.

보라 동생 보미는 시간이 지나도 보라가 나오지 않자, 혹시라도 언니가 잘못된 생각을 했을까봐 화장실 문을 따고 들어가서 언니를 찾는데.

순간 피범벅인줄 알고 울고 불고 난리났지만, 사실 보라는 와인을 토해서 옷이 붉은색으로 물들고 잠시 졸았던 것. 

이순간 보라는 정신이 번쩍 든다. 이 장면에서 보라의 나래이션이 좋았다. 

고백하건대, 아주 잠깐 이대로 잠들어 영원히 눈뜨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다시 눈이 떠지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썼노라, 사랑했노라, 살았노라'하는 스탕달의 울림을 주는 묘비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차였노라, 취했노라, 매달렸노라' 이런 묘비명을 남기고 갈 수는 없다는 생각이. 그리고 바닥이 만져졌다. 끝도 없이 깊어져 만져지지 않던 바닥이 만져지고 그제야 안심이 됐다. 이제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는 게. 더 나빠질 게 없는 최악이라는 게. 이제는 바닥 짚고 일어설 일만 남았다는 게.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코인 노래방에서 동시에(?) 키스한 장면.

보라가 뒤돌아본 것이 먼저였을까. 수혁이가 어깨를 잡은게 먼저였을까.

이후에 둘의 대화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는데.. 수혁이의 대답은 "굳이 따지자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였다.

키스해놓고도 사귀는거 아님 ㅎㅎ 실수인척 한번은 넘어가기. 드라마의 공식이랄까.

 이 장면은 이 드라마 썸타기 설렘의 정점이라고 생각하는 장면이다. 

수혁이가 자꾸 보라에게 잘해주고, 설레게 말을 하니까.. 보라는 대놓고 묻는다.

보라 : 왜 자꾸 그래요?  왜 자꾸 그러냐고요. 왜 자꾸 날 꼬셔요?
수혁 : 꼬시면 넘어와요?  

아 뭐 이런 대사가 다 있지, 이런 느낌이었다. 

그래서 바로 사귈 줄 알았더만.. 또 오해가 쌓이고.. 아이구야. 언제 사귀니. 

섬탈땐 언제고, 이번엔 서로 피터지게 싸우는 장면이다.

두 배우가 다 딕션이 좋아서, 싸우는 장면도 티카티카가 되니까 너무 재밌었다. 

수혁이가 보라를 좋아하는거 같으면서도, 좋아한다는 말을 안해서.. 다다다다 쏘아붙이는 보라의 마음이 이해될 거 같았다. 

있잖아요, 그 안에 뭐 얼마나 대단한 마음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입 밖으로 못 꺼낼 마음이면 들키지 마요. 착각한 사람만 우스워지는거니까.

그니까, 왜 말을 안하는 거야? 그냥 좋아하면 좋아한다. 이러면 되지. 

수혁이가 전여친한테 차인 이유도 이거였다.

4년이나 사귀었으면서 직접적으로 좋아한다는 말도 안한거고. 사귀자라는 말도 안하고 자연스럽게 연인이 된거였지. 

전여친은 수혁이가 표현을 안해서 차버린거고. 

보라는 그냥 "좋아한다"는 한마디만 있으면 되는데. 

보라가 수혁이에게 자기의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좋아한다는 말을 못해서 망설이는 남자와는 사귈 수 없다며, 자기의 마음만을 전달한 채 쿨하게 일어서는 보라가 멋져 보였다.

좋아해요. 수혁씨를 내가 많이 좋아해요. 그래서 지금 어떤줄 알아요? 다 엉망이에요. 그래도 나한테 할 말은 없는거죠?
근데 나는 좋아한단 말을 못해서 오른쪽 얼굴이 더 예쁘네, 보라색 안갯속에 있는 기분이네, 그런 말을 하는 남자를 원하는 거 같지는 않아요. 그래서 역시 우리는 안되겠어요. 

아 진짜 ㅋㅋ 드덕으로서 완전 빵 터진 장면이다. 

수혁은 드디어 자신의 마음에 대한 용기를 내어 보라를 찾아가고. 

'드라마 같은 고백'을 원한다는 보라에게 수혁은 "나 너 좋아하냐?" "이 안에 너 있다" 이런 말이나 하고 있고 ㅋㅋ 

'드라마 같은' 비유잖아요 ㅋㅋ 따라하는게 아니고!!! 

이수혁 이 답답아! 

수혁은 결국에 좋아한다는 말을 하게 되고, "이러고 나면.. 드라마 같은데서는 뭐해요?" 묻는데. 

뭐긴 뭐겠어요ㅋㅋ 

해피엔딩이라 좋다. 

근데 14화 거의 끝부분에 사귀어서.. 꽁냥씬 더 보고 싶었는데. 그 부분은 좀 아쉬웠다. 

암튼, 내 기준으로 이 드라마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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